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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순혜뎐]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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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닝- 

빠↗ 

굿 모 -!


"빌어처먹을 좋은 아침이다, 알람 진짜……! 바꿔주면 안될까?"


순혜의 알람을 대신 끈 지혜가 이를 꽉 깨물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새벽 알바를 끝내고 개강 전 휴일을 만끽하려던 지혜였으나 잠든지 한시간도 안 되어 울린 알림에 울화가 치민 모양이었다. 순혜는 슬쩍 시간을 확인하고는 망설임없이 일어났다. 그리고는 제 침대 앞에 서있는 지혜의 콧등을 톡 때렸다.


"넌 어차피 월요일에 기숙사 들어가잖아."

"언니는 엄마랑 언제 화해할건데?"

"화해는 무슨 화해……."

"모르는 척 하지마. 언니는 엄마랑 싸우면 티 엄청 나거든?"


내가 언제? 순혜가 지혜의 시선을 피하자 지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순혜는 욕실에 들어가 치약 뚜껑을 열었다. 치약을 꾹 눌러 짜는데, 망할. 픽,하고 튀어나간 치약이 세면대 위로 떨어졌다. 아깝다. 그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칫솔 위에 치약을 묻히곤 입에 집어넣었다. 


"또 뻔하지 뭐. 진혁이 때문에 그렇지?"

"어더케 아라허?"

"이번엔 또 왜? 진혁이 그 놈이 고3이라고 유세라도 떨었어?"


칫솔을 물고 웅얼거리는 순혜의 모습에 지혜가 질색하며 말했다. 양치질 다 하고 말해. 씻고 나온 순혜는 옷을 입었다.


"아무리 고3이래도 자기가 먹은 밥그릇 물에 불려놓는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그래서 좀 뭐라고 했더니 애를 감싸고 돌잖아. 정작 진혁이는 알겠다고 했는데."

"서운했어? 진혁이만 챙겨서."

"서운할 일도 쌨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었냐? 할머니도 시골에 내려가셔서 그렇게 눈치볼 필요도 없는데 계속 그러니까 그렇지. 엄마가 죄졌냐?"

"그래, 엄마가 죄 진 것도 아닌데 그냥 화해해."

"싸운 거 아니라니까. 난 간다."


아침밥은! 지혜의 외침에 순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흔들곤 밖으로 나갔다. 어휴, 나라도 집에 가서 분위기 좀 봐야겠다. 지혜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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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도민주, 양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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