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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빛나

[순혜뎐] 열매반 김순혜 3 (← 되돌아가기)(← 이전 이야기) 오랜만에 등원한 아이들은 어쩐지 전보다 더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녔다. 선생님은 손뼉을 치고는 아이들을 집중시켰다.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직업이었으나 그건 그거고, 힘든 일은 별개였다. 겨우 2주 남짓한 여름방학 기간이 끝나고 다시 이 많은 아이들을 통제하려니 그는 벌써부터 어깨가 뻐근해지는 기분이었다. "자, 친구들. 다들 자리에 앉아봅시다.""네!""다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이 있죠?""네!""그래서 오늘은 스케치북에 '나의 꿈'에 대해 그려볼거예요." 스케치북 펼치고, 가져온 재료들로 어떤 꿈이든 멋지게 그려보는 거예요.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먼저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순혜도 열심히 자신은 어떤 .. 더보기
[순혜뎐] 열매반 김순혜 2 (← 되돌아가기)(← 이전 이야기) 짧은 여름방학이 끝났다. 등원할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난 순혜는 방방 뛰어다니다 제 엄마의 눈치를 슬쩍 보고는 얌전히 다가와 수저를 놓기 시작했다. 눈이 붉은 것을 보니 어제도 순혜 엄마는 남동생 진혁 때문에 밤잠을 설친 모양이었다. 순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반찬 그릇이며 국그릇이며 하는 것을 식탁에 가져다 놓았다. "순혜야, 뜨거우니까 국그릇은…….""우리 큰 딸 기특하네. 엄마 도와주는거야?" 어느새 말끔히 씻고 셔츠를 입은 아빠 철원이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아내에게 가 다정하게 물었다. "나는 뭐 도와줄 것 없어?""됐어요. 순혜가 다 했는데, 뭘.""진혁이는?""이제 잠들었죠.""우리 아들이 참 착해. 엄마 밥 할 때 귀찮게 안하고. 그렇지?" 그의 말에 순.. 더보기
[순혜뎐] 열매반 김순혜 1 (← 되돌아가기) 맴 - 맴 - 매미 소리가 귓전에서 울리고 타는 듯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계절. 모든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밖을 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한창 쌩쌩 뛰어노는 순혜에게 여름의 뜨거움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순혜야, 와서 아이스크림 먹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순혜가 달려갔다. 나무 그늘, 벤치 앞에 선 이는 빛나의 엄마인 미영이었다. 그가 순혜 얼굴에 난 땀을 닦아주며 말했다. "우리 순혜 얼굴이 발갛게 익어버렸네. 안 힘들어? 오늘 날도 더운데, 그냥 들어갈까?" 안 힘들어요. 전 열매반이니까! 히히 웃는 순혜의 얼굴이 사과마냥 붉다. 그는 언젠가 열매의 뜻을 듣고는 이렇게 씩씩하게 이야기하곤 했다. 일곱살 평생에 새싹반에서 열매반이 된 것은 그에게 크나큰 자랑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