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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순혜뎐]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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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올린 거, 저번에 왔던 그 기자 새끼야. 그 빌어먹을 사이트 내에서도 건덕지만 생기면 악착같이 물어서 악의적으로 편집한 찌라시만 올리는 놈이라니까. 기사 제목 자극적인 것 봐라. 아직까지는 청와대를 깎아내리고 있지만 곧 있으면 불똥이 이쪽으로 튀겠지. 무능한 경찰이라면서."


(차 안, 형사가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물더니 불을 붙인다.)


"형님 금연한다지 않았나?"

"세상이 내 금연을 방해하잖냐."

"지랄, 핑계는. 이제 하루 지난 주제에."

"하늘같은 선배한테 지랄이 뭐냐, 지랄이? 너, 인마. 나니까 봐주는거야. 다른 애들같았음 벌써 뒤통수 얻어터졌어."

"누구? 형님하고 동기인데 벌써 팀장 딱지 단 그 분 말요?"


(깐족거리며 담배를 무는 후배의 뒤통수를 때리며 욕지거리를 내뱉는 형사. 퍽하고 제법 큰 소리가 났다.

후배, 입에 물었던 담배를 놓치고는 실실 웃으며,)


"아, 그런데 아까 그 여자는 누구였어? 듣자하니 뭐 의대생인가 그렇다던데."

"그 여자 경호원 친구란다. 나, 참. 요즘 애들은."

"왜요? 난 그런 애들이 좋던데. 그리고 예쁘잖아. 봤어요? 눈 동그랗게 뜨고 자기 친구 어딨냐고 묻는 거."

"반했냐? 됐다그래라. 기지배들 똑똑하면 뭐하냐? 시집가면 끝이고, 피곤하기만 하지. 맨날 기어오르기나 하고……,"


(후배의 표정을 보는 형사. 괜히 말을 꺼냈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쉰다.)


"거, 형님네 얘기지?"

"시끄러. 아, 근데 신입 걘 뭐 주변에 여자들이 그렇게 많대? 그것도 경호원에 소방관, 의대생, 아주 다양하네."

"취향이 그쪽인가보지. 기 센 여자들 굴복시키는걸 좋아하나?"


(후배의 말에 낄낄대며 웃는 형사. 

후배, 무릎에 떨어졌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차 안 가득 담배 연기가 뿌옇다.)




(스토리텔러 : 도민주, 양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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