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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순혜뎐] 후배의 기억 (← 되돌아가기) 행사가 시작되고 선배는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나는 일부러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선배님, 너무 긴장하신 것 아닙니까? 어차피 행사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이고……, 무슨 일이야 있으려고요.” 나의 말에 선배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았다. 재미없는 인간. 저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나? 나는 그의 시선을 어색하게 피했다. 그는 곧 무언가를 발견한 듯이 내게 말했다. “저 사람 누구지?” 선배가 가리킨 곳엔……, 저 사람은 누구지? 저런 눈에 띄는 미인을 내가 못 봤다고? 의아한 생각이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잠 시 멍 한 기 분 이 … ''정말 날 본 적 없어? 아닐걸. 넌 날 본 적 있어. 그렇지? '' …… , 아 그래. 아까 봤지 참.. 더보기
[순혜뎐] 이상한 나라의 순혜 (← 이전 이야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100년 전 오늘, 만세 운동의 현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선생과 학생, 여성과 남성, 피 끓는 청춘과 백발의 노인들까지...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그들의 만세소리는 전국으로 뻗어나갔고,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 그들의 의지를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3월치고 따뜻한 햇볕이 쏟아지는 청와대 행사장. 청명한 하늘 아래 모인 사람들은 단상에 선 이의 말에 몰입해갔다. 검은 정장을 입은 순혜는 연설 중인 무대 아래, 관객석 근처에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상 없습니다.” “계속 확인해.” 동료로부터 무전을 받은 순혜의 미간이 계속 8자(八)를 그리고 있자 옆에 서 있던 후배가 사근사근 웃으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