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시작되고 선배는 줄곧 굳은 표정이었다. 나는 일부러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선배님, 너무 긴장하신 것 아닙니까? 어차피 행사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이고……,
무슨 일이야 있으려고요.”
나의 말에 선배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았다. 재미없는 인간. 저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나? 나는 그의 시선을 어색하게 피했다. 그는 곧 무언가를 발견한 듯이 내게 말했다.
“저 사람 누구지?”
선배가 가리킨 곳엔……,
저 사람은 누구지? 저런 눈에 띄는 미인을 내가 못 봤다고?
의아한 생각이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잠 시 멍 한 기 분 이 …
''정말 날 본 적 없어? 아닐걸. 넌 날 본 적 있어. 그렇지? ''
…… , 아 그래. 아까 봤지 참.
선배가 가리킨 곳엔 딱히 낯선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네? 누구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기 말이야. 관객석 뒤에. 저런 사람이 있었나?”
선배는 무전기를 손에 들었다. 그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선배님?”
“잠시 확인할 게 있으니까 여기서 대기해.”
"선배님!"
나의 목소리에도 선배는 그 자리에 있으라며 손짓하고는 천천히 관객석 뒤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선배가 정말 수상한 사람을 발견한 것이라면 선배 혼자 가게 둘 수는 없지 않을까?
' 아니지.
선배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으니 넌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 되는 거야. '
…… , 그렇구나. 난 그냥 이 자리에 ……
“수상한 (치지-직)트 속에 도(치-직-) 지금 (치-직)을 (치--직)”
“네? 선배님, 뭐라고요?”
“-기(치지직-)현재 청와(치지직-)……, 이 정신 나간 놈들아!"
또 시작이네. 왠지 요즘 무전기가 자주 말썽이야. 그나저나 선배님은 또 뭐때문에 화가 나신걸까? 누구라도 대답하겠지? 그냥 가만히 있어야겠다.
(스토리텔러 : 도민주, 양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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